목동, 최하위반 수업과 깝스라이팅. 목동 사과나무 학원 (2022~2024)
저는 2021년을 끝으로
이룸학원에서 이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학원에서의 생활은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없었지만
강사로서 좀 더 큰 무대에
도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군지인 목동 사과나무 학원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는
제 강사 생활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학군지의
학생들을 만난다는 두려움과 설레임도 잠시,
제가 이곳에서 처음 담당하게 된
학생들은 말 그대로 노베이스인 학생들,
고1인 학생들이지만
분수 덧셈도 제대로 못하는
중등 수학 기초도 잘 안잡혀 있는 친구들이었고
이 친구들과 같이 함께한 3년이
제 강사 생활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던
종류의 친구들이었습니다.
아마 첫 담당 반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이 반 수업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졸고 잠들고
매일 하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들
공부하기 싫은데 억지로 앉아 있는 학생들을 모아두고
수업을 하러 들어가는 마음이 예전처럼 설레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학생들의 퇴원이 저의 생존과 직결된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든 이 친구들이
해내고 성장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얻게 된것들이 많습니다.
일단은 판서 수업에서
개별 수업 형태로 전환하여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가장 큰 문제점이
2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일일이 개별적으로 따로 수업 하며
직접 가르쳐야 하니 수업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두 번째는
학생들의 과제 진행이
아예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수업 영상을 활용하면서 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학생들이 진행해야 할 개념 수업들을
미리 촬영을 하여 준비해두고
학습 후 해당 부분에 대한
확인 점검을 했습니다.
물론 학생들이 처음에는
영상으로 수업하는 것을 꺼려했지만
(사실 그냥 공부하는 것도 싫어하기는 했습니다.)
영상으로 먼저 수업을 듣고
다시 개념에 대한 이해된 부분을 확인하고
또 내용이 기억이 안나 복습할 때도
다시 영상을 활용하고 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도 점차 영상으로 개념을 공부해 나가는 것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설명을 해주던 시간을 영상으로 대체하면서
확보한 시간을 어떤 부분을 어려워 하는지
잘 모르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점검하고 체크하는 데에 쓸 수 있어
그 효과가 더 컸습니다.
(현재 클럽스터디의 학습 시스템과 같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매일 매일 공부하기’ 연습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중력이 약한 학생들이
학습을 멈추는 포인트는 대부분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습을 유지시키고
과제를 통해서 복습을 시키려면
과제를 너무 많지 않게
최대한 풀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응용문제를 배제하고
개념을 온전하게 익힐 수 있는
학교 교과서에 있는 예제 유제들을 모아서
개념 학습 후에 충분히
반복 연습이 될 수 있도록
학습 워크북을 만들어주기 시작했고
그런 수업 자료들을 모아
노베이스 교재 ’깝스라이팅’ 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매일매일 학습을 할 수있게
하루 분량으로 쪼개어서
하루치 분량을 과제를 진행하면서
학생별로 개인별 숙제표를
짜주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버전, 엑셀을 활용한 숙제 진도표
지금의 클럽스터디 앱을 통한 숙제 과제 진도표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적당한 양의 숙제를 배부하자
조금씩 숙제가 진행되기 시작했고
학생들도 학습을 진행해나간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고
학습량이 회복되면서
스스로 풀리는 문제가
조금씩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해당 과정에 대한
반복 테스트지로 여러 차례
반복 학습을 진행하면서
이 친구들도 다른 친구들처럼
온전히 수학의 내용들을
습득해 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많이 힘들어 하지만
정규 교과 과정의 내용들을
온전히 이해하면서
학습을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볼때면
가슴이 뭉클할 때가 있습니다.